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HOME 재생뉴스전문가칼럼

고가도로 하부공간의 새로운 실험 'B-Con Ground'

제목, 이미지, 이미지설명, 내용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 총관리자 등록일 2021.01.18

고가도로 하부공간의 새로운 실험 ‘B-Con Ground’

부산은 동서로 길게 늘어진 도시형태와 물류도시로서의 기능상 필연적으로 많은 고가도로가 설치되었다.지금은 철거되어 역사속으로 사라진 자성고가교를 시작으로 부산에는 모두 24개소의 고가도로가 설치되었고 이들은 지상교통의 원활한 소통, 물류중심의 교통량 처리 등을 담당하며 1970~1990년대 근대화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현재 일부는 새로운 교통체계의 도입, 지하도 등 대체 인프라 설치 등 변화된 환경으로 인해 지금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일조권을 방해하는 유해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의 최장수 고가도로였던 자성고가교가 철거되었고,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고가도인 동서고가도로 역시 사상-해운대 간 대심도 건설 계획으로 철거가 논의되고 있다. 이렇듯 도시 내 고가도로가 점차 기능을 잃고 철거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부산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여전히 현역으로 기능을 하고 있는 고가도로의 하부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재생시켜 보자는 구상을 통해 탄생한 공간이 바로 비콘그라운드다.

비콘그라운드는 번영로의 일부인 수영고가교 하부에 위치해 있다. 번영로는 부산항으로부터 도시외곽을 연결해 수도권으로 화물을 수송하기 위한 도시고속도로로 여전히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그 하부공간은 지역을 단절시키고, 음침한 분위기로 인하여 접근하기 싫은 공간으로 방치되어 왔다.

수영고가교전경
그림 1. 수영고가교 전경

부산시는 단순한 유휴공간의 재생을 넘어서 상징성 있는 랜드마크로 조성하고자 해양물류도시 부산을 상징할 수 있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공간을 설계 했고, 시설의 명칭 역시 부산의 이니셜 ‘B’ 와 ‘담다’ 라는 뜻의 컨테인(contain)의 줄임말 ‘Con’을 합성하여‘부산의 감성과 문화를 담는 그릇, 공간’이라는 의미와 해양물류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 – 컨테이너’ 두가지 의미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주거와 상권이 몰락하는 완월동
주거와 상권이 몰락하는 완월동
그림 1. 수영고가교 전경

사업은 문체부의 지역관광개발사업으로 추진되어 약 9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2017년 설계가 시작되어 2018년 공사가 착공되어 2020년 3월 준공되었다. 규모는 약 1km 구간, 폭 16m의 대지에 자리잡았으며 컨테이너 183개(3×6 : 165 / 3×3 : 15 / 1.5×6 : 3)가 투입되어 51개의 새로운 공간이 탄생되었다.

1km에 달하는 비콘그라운드는 지형, 교통, 주변시설,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고려하여 6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기능을 배치했다. 수영터널 측 구간은 기존의 생활체육시설, 높은 고가교의 트인 개방감을 고려해 주민들이 레저활동과 더불어 커뮤니티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커뮤니티그라운드로 구성했다.

커뮤니티그라운드와 연결되는 망미교차로 인접구역은 인근주거지를 고려해 가족단위공간인 패밀리데크로 구분하여 예술인 창작공간을 조성하고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오픈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망미교차로 반대쪽 구간은 다양한 교통수단에 의한 유동인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광장공간인 비콘스퀘어를 배치하였고 비콘스퀘어와 접하여 쇼핑그라운드를 배치하여 망미교차로 – 비콘스퀘어 – 쇼핑그라운드 – 망미골목(기존 골목상권)이 연계되도록 했다.

또한 단순히 입점상가와 방문객만의 공간이 아닌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플레이그라운드를 설계하여 다양한 야외활동을 유도하고, 수영사적공원과 고려제강이 인접한 수영강 측 구간에는 문화창작공간인 아트갤러리를 배치하여 소셜벤처기업을 입점시키고 인근 F1963 및 수영사적공원과의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비콘그라운드 권역구분 및 권역별 기능
그림 3. 비콘그라운드 권역구분 및 권역별 기능

시설은 지난 11월 2일 정식 개장되었다. 현재는 운영기관인 (재)부산광역시도시재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부산디자인진흥원, 부산문화재단,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상가 통합운영사인 ㈜비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운영협의체가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과 활성화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시설활성화와 더불어 지역상생을 위하여 비콘그라운드가 위치한 수영이라는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고, 인근 시설을 연계한 문화오감길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문화오감길 조성계획은 청년문화 중심의 비콘그라운드, 전시문화 중심의 F1963, 전통문화 중심의 수영사적공원 및 팔도시장, 일상문화 중심의 망미골목, 자연문화 중심의 수영강을 연계하여 다섯가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특화권역을 조성하기 위한 계획으로, 부산시 – 수영구 – 비콘그라운드 및 관련기관이 협업하여 추진하고 있다.

비콘그라운드는 고가도로 하부공간의 활용이라는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이자, 고가도로 하부공간이라는 물리적․제도적 제한 하에 시도되는 새로운 실험이다.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지역 주민의 새로운 문화공간, 지역 내 거점간의 연결 매개체, 지역활성화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칼럼전문가정보
김재승 김재승
부산광역시 도시재생지원센터 과장
첨부파일

전체댓글수총 0개

0/4000
이전 다음 글보기
다음글 [인터뷰] '지역과 우리가 함께하는 도시 살리기' 그 첫 번째 이야기
이전글 부산 완월동 일월 골목재생 리빙랩